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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새로 개발한 프리미엄 세단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며,시장
에서 충분히 먹혀들 것이다.” 제네시스 사전공개 행사에서 새차를 직접
타본 국내 자동차 저널리스트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제네시스의 주행
감각은 본격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BMW보다는 승차감과 쾌적성 위주
의 벤츠나 렉서스에 가까웠다
프로젝트명 BH로 무수한 소문을 몰고 다니던 현대의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가 베일을 완전히 벗고 공식 무대에 나타났다. 현대가 지난
12월 5∼7일 남양연구소에서 기자단과 애널리스트·의사·변호사 등 각계
오피니언 리더 270여 명을 초청, 제네시스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사전
마케팅에 나선 것. 이날 행사에서는 제네시스의 외관과 실내, 신기술과
주요 제원이 시원스럽게 공개되었을 뿐 아니라 현대가 해외 주요 경쟁
차종으로 꼽는 메르세데스 벤츠 E350, BMW 530i도 함께 준비되어
비교체험을 할 수 있었다.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제네시스(새로운 시작, 신기원을 의미)는 현대가 해외 고급차와의 본격 경쟁을 위해 5,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첫 뒷바퀴굴림 세단이다. 현대 역사에 이미 스텔라와 같은 뒷바퀴굴림 승용차가 있긴 하지만, 외국 모델을 들여온 것이 아닌 독자 모델로는 이번이 처음. 바로 이 점 때문에 제네시스는 스포츠 세단으로서도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그 정체는 사전공개 행사장에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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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제네시스는 본격 스포츠 세단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해외 모델과 경쟁할 프리미엄 세단으로서 벤츠나 렉서스에 못지않은 혹은 능가하는 부분을 갖추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국산차 시장에 나온 어떤 대형 세단보다 활기차고 안정적인 달리기 성능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의 자신감은 ‘오버’가 아니었다.

그 면면을 먼저 디자인에서부터 살펴보자. 해외 모터쇼에 나온 BH 컨셉트카의 사진은 인터넷이나 전문지 등을 통해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해외 언론의 호평도 있었듯이 전체적으로 강렬하면서 안정된 디자인은 컨셉트카와 같지만, 범퍼가 직선을 강조한 형태로 바뀌었고 그릴도 달라졌다. 보닛에 안착된 독자 엠블럼은 어디서 본 듯하면서도 나름의 카리스마를 품고 있다. 앞으로 거리에서 자주 접하며 익숙해질 현대의 또 다른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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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 가운데 달린 카메라 센서와 아크릴 판 같은 것이 조금 거슬리는데, 아크릴 판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SC)이라는 차간거리 제어장치의 감도를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SCC가 달린 차에만 이 같은 그릴이 쓰이는데, 고급차라는 것을 너무 의식한 디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뒤 범퍼에 바짝 다가선 바퀴와 C필러의 라인이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만들고, 트렁크 리드와 뒤 범퍼, 듀얼 머플러 등이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 너무 독창적인 디자인은 이 시장에 처음 뛰어드는 현대로서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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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으로 들어서면 프리미엄 세단다운 특별한 공간에 취하게 된다. 고급 옷일수록 소재에 승부를 걸듯이 고급 내장재를 쓰면서 디자인을 간결하게 한 것이 세련된 터치다. 여기저기 널려 있어야 할 스위치들을 간소화하고 운전자 통합정보 시스템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곧바로 해당 컨트롤러를 작동시켜 본 이유는 운전자 통합정보 시스템이라는 것이 IT 유행에 급급해 만들어진 허울 좋은 돈 덩어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것은 컨트롤러를 마냥 돌리고 누르게 만들면서 오히려 불편함을 주는 장비는 아니었다. AV, DVD, 모젠 내비게이션, 운전정보 시스템, 텔레매틱스 등을 통합해 정보도 많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필요한 정보를 찾기 쉬웠다. 조작성과 기능만큼은 벤츠나 BMW의 것을 능가한다. 그러나 컨트롤러의 감성품질이나 터치감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제네시스에는 고급차에 쓰이는 온갖 장비와 기술이 담겨 있다. 현대에 따르면 국내 동급 최초로 쓰인 신기술이 10여 가지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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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350 못지않은 가속성능에 높은 연비까지
이제 달리기 성능을 알아볼 차례다. 행사장에 준비된 제네시스 시승차는 V6 3.8L 람다 엔진을 얹은 BH380으로 6단 자동변속기와 호흡을 맞췄다. 1월 8일부터 판매되는 제네시스에는 이밖에도 3.3L 엔진이 얹히고, 해외 수출형(미국, 중국)에는 현대가 새롭게 개발한 V8 4.6L 타우 엔진이 들어간다.

먼저 남양연구소 내 고속주회로 주행에 들어갔다. 이 코스에서는 운전이 금지되었고 전문 테스트 드라이버가 모는 차에 동승할 수 있는 기회만 주어졌다. 동승석에서 느껴지는 제네시스의 고속주행 능력은 아주 탁월했다. 여기에는 벤츠 E350이나 BMW 530i보다 18마력 넉넉한 출력(290마력)도 한몫 했다. 시속 190km에서도 엔진 힘에 여유가 있어 활기찬 달리기가 가능하다. 에어 서스펜션이 달린 제네시스는 시속 120km 이상에서 10초 이상 달리면 지상고가 15mm 낮아지면서 주행안정성을 높인다. 작동속도가 빠르고 부드러워 에어 서스펜션 작동 때 이질감이 들지 않고 안락한 주행감을 유지한다. 이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험로에서는 시속 70km 이하에서 스위치 조작을 통해 지상고를 30mm 높일 수 있으니 웬만한 비포장도로 주행도 문제없을 것이다.

이어 현대가 별도로 만들어놓은 시승 코스에서 직접 운전대를 잡아볼 수 있었다. 첫 구간은 10m 사이로 놓여진 파일론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으로, 차체제어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시속 70km 정도로 슬라럼 구간에 들어선 제네시스는 매우 침착한 자체로 마지막 파일론을 빠져 나왔다. 운전자의 의도에 즉각 반응한다기보다는 차체가 알아서 안정된 자세를 만들어가는 느낌. 덕분에 운전이 미숙한 사람도 편안하게 좋은 핸들링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이날 함께 타본 수입차들과 비교한다면 BMW보다는 벤츠 성향에 가까운 승차감 위주의 성격을 지녔다.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수출 시장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할 때 알맞은 세팅이라 생각된다.

앞뒤 멀티링크(5링크)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차의 진동과 쏠림을 감지해 감쇠력을 조절하는 진폭 감응형 댐퍼도 제네시스의 승차감을 높인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서도 차체 구조용 접착제 및 고강성 보디구조로 비틀림 강성을 15% 높인 차체, 국내 최초로 쓰인 전기유압 방식의 파워 스티어링 등이 함께 어울려 유럽 감각의 핸들링을 전해 주는 것도 사실이다.

VDC 구간은 시속 70km 정도로 주행하다가 갑자기 핸들을 꺾은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으로, 이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VDC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제네시스는 이날 참석한 자동차 전문지 기자들로부터 VDC의 개입이 조금 늦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기계 및 전자장비의 조화가 뛰어나 안정되면서도 부드럽게 이 구간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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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연결된 복합 코너 구간에서도 제네시스의 차체제어능력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새차가 출시되면 야간 코너 주행시 차의 회전방향과 기울기에 따라 램프 빔이 알맞게 조정되어 시야를 넓혀 주는 어댑티브 헤드램프(AFLS)의 편리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법규상 다는 것이 불가능했던 코너링 램프가 최근 합법화되면서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 모하비, 르노삼성 QM5 등이 먼저 이 신기술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코너링 램프를 국내 시판모델에 달지 못했던 수입차 메이커는 억울함을 해소하게 됐다.

최대가속 구간에서는 제네시스의 높은 토크가 실력을 발휘했다. 벤츠 E350이 35.7kg·m, BMW 530i이 32.1kg·m를 내는 데 비해 36.5kg·m의 토크를 갖춘 제네시스는 중저속에서 순간 펀치력이 좋았다. 제네시스의 0→시속 100km 가속은 7.0초로 BMW 530i의 6.6초에는 못 미치지만, 벤츠 E350(6.9초)에 근접하는 성능이다. 트랙이 아닌 일반도로에서는 제네시스의 높은 토크가 더욱 장점을 드러낼 것이라 생각된다. 제네시스의 연비는 3.8L 9.6km/L, 3.3L 10.0km/L로 벤츠 E350(8.7km/L), BMW 530i(8.8km/L)보다 좋다.
연이은 격렬한 코스에 이어 정속주행 코스를 달리다 보니 제네시스가 참 조용한 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각종 흡음재에 더해 윈드실드와 모든 도어에 차음필름이 들어간 접합 유리를 사용했으니 당연하다. 이렇게 조용한 실내는 고품격 오디오의 장점을 더욱 살려 준다. 롤스로이스에 달리는 하만베커사의 렉시콘 오디오가 제네시스의 차 안을 음악 감상실로 만들어 준다. 참고로 벤츠와 BMW는 하만 카논, 렉서스는 마크 레빈슨 오디오를 달고 있다.

강력한 엔진 파워에 뛰어난 승차감과 차체제어능력,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제네시스는 현대의 기술력을 쏟아 부은 프리미엄 세단이자 다루기 쉬운 뒷바퀴굴림차다. 차값이 어떻게 결정되는가가 문제이긴 하지만, 수입차 대비 경쟁력이 충분하고 국산 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의 출시로 같은 그룹 내에서 오피러스로 쏠쏠한 재미를 보아온 기아가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 올해는 3월 쌍용 체어맨 W가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GM대우가 L4X(컨셉트카명)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오랜만에 대형 세단에 불꽃튀는 싸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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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앤드라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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